잡담

vertigo

요즘은 버스를 타고 지하교차로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완만한 경사에서조차 현기증을 느낀다. 엘리베이터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나도 아찔함을 느끼는 공중곡예사가 된 기분이다.

“<중략> 난 아무래도 네 이름을 미스터 버티고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미스터 누구요?”
“미스터 현기증. 미스터 고소 공포증.”
“난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요, 알겠지만요.”

“넌 아주 용기가 대단한 녀석이고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 하지만 어느 공중 부양자의 경력에서나 대기가 위험으로 가득 찰 때가 오는데, 나는 지금 우리가 그 시기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

– Mr. Vertigo, Paul Auster

현기증은 내 아슬아슬한 현 상태에 대한 위험 신호일까?

생각해보니 귀에 염증이 생긴 것과도 무슨 관련이 있을 법도 한데… 난 뭐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나쁜 버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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