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장비(카메라, 스캐너, 프린터)

엑시무스(Eximus) 등의 토이카메라 촬영 팁

몇 년 전부터 로모(Lomo LC-A)가 젊은 처자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을 했다. 성능에 비해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도 꾸준히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2001년에 LC-A(지금의 로모보이 LC-A+)를 신품으로 구입했을 때는 18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중고가가 20만원을 넘고 있다.

중국산말고 러시아산은 더 비싸다는데, 카메라에 관심이 있어서 러시아산 바디나 렌즈를 구입해 본 사람들이라면 러시아산 카메라 장비의 본질적인 성능/품질 뿐만 아니라 외관 상의 디자인이 얼마나 기준 미달인지 잘 알 것이다. 독일산과 비교하기에는 크게 무리가 있으니 일본산과 비교하더라도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일본산이 훨씬 고급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러니 중국산이니 러시아산이니 따지는 게 얼마나 도토리 키재기일 것인다.


(사진 출처: 레드카메라)

최근에는 엑시무스(Eximus)와 같은 토이카메라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3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로모가 일반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던 장점들을 골고루 갖춘 카메라라서 참으로 기특하다. 로모는 자동 노출계를 장착하고 있으며 노출 보정은 필름 감도 다이얼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 정도면 엑시무스보다는 고급이라고 할 수 있다.

카메라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노출”, 그러나 토이카메라는 노출을 조절할 수 없다?

이런 토이카메라는 사용이 쉽고, 휴대성이 좋고, 비네팅으로 인해 사진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반면에 정밀한 조작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진 않다. 사진 촬영의 기본인 노출에 관련해서는 정말 아무 것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다. 자동 노출계도 없고, 노출 조정이 가능한 다이얼이 거의 없으므로 밝은 피사체와 어두운 피사체에 따라 노출을 조정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네거티브 필름의 관용도가 높아서 노출이 부족하게 촬영된 프레임도, 노출이 과다하게 촬영된 프레임도 모두 필름에 상이 비교적 잘 맺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필름도 지나친 노출 부족이나 노출 과다에 대해서는 상이 맺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노출에 대한 개념이 필요하다.

Sunny f16 rule

Sunny f16 rule이라는 기본적인 노출 계산법이 있다.(예전 글 초보들을 위한 사진이론 – Sunny f16 rule 참조) 카메라에 내장 노출계가 없을 때, 대충의 짐작으로 노출값을 계산하는 방법인데, 밝은 날 야외에서 f16의 조리개를 기준으로 필름의 ISO/ASA값과 셔터스피드를 동일하게 잡으면 적정 노출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f16, ISO 100, 1/100초가 적정 노출이고, f16, ISO 200, 1/200초가 적정 노출이 된다.

이에 따라, 엑시무스의 경우, f11로 조리개 고정, 1/100초로 셔터 스피드도 고정이므로 필름의 ISO값만 조정 가능하다. 조리개 값이 f11이라서 Sunny f16 rule보다 한 스탑 더 노출을 많이 준 것이므로 대신 필름의 ISO값을 한 스탑씩 내려서 사용하면 된다. 엑시무스는 밝은 날에는 f11, ISO 50, 1/100초가 적정 노출이 된다. 한 가지 더 살펴보고 최종 결론을 내려보자.

네거티브 필름의 경우에는 적정 노출보다는 반 스탑에서 한 스탑 정도 더 노출을 주어 암부 노이즈를 회피하는 게 일반적인데, 엑시무스의 경우에는 네거티브 필름의 관용도를 믿고 현상 및 인화 또는 디지틀 후보정에 유리하게 사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f11, ISO 100, 1/100초의 조합이면 적정 노출보다 약간 밝게 촬영된다.

최종 결론은 다음과 같다.
밝은 날에는 ISO 50~100
그냥 그닥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날에는 ISO 100~200
어두운 날에는 ISO 200~400
많이 어두운 날이나 야간에 조명이 약한 곳에는 ISO 400~1600
이렇게 필름을 날씨에 따라 골라서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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