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cle의 대 Google 소송
Oracle이 Google을 상대로 낸 Dalvik VM의 Java API에 대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은 2년 간의 공방 끝에 Oracle의 승리로 굳어져가고 있다.
Oracle은 Google이 Android OS를 만들면서 사용한 VM인 Dalvik이 Java의 API 형상을 본따 재구현했기 때문에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였고, Google은 API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현지 시각으로 5월 7일에 일부 무죄 평결(Partial Vertict)이 났는데 Google이 Oracle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Oracle의 주장은 입증되었으나, Google의 Java API 패키지에 대해 공정하게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앞으로 Google이 배상을 하지 않고 이 소송이 흐지부지 마무리 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이 소송은 두 거대 기업의 승패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IT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판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API 컬렉션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게 되면 개발자 공동체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Dr.Dobb’s의 오라클과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그래밍의 끝 (Oracle and the End of Programming As We Know It)에서는 Jyphon, IronPython, PyPy, JRuby, IronRuby, Rubinius, Mono, C++, GCC,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하는 웹브라우저 등이 기존 언어나 구현체를 재구현한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 소송에 시달리거나 라이센스를 얻지 못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될 위험성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반면에, 유럽연합에서는 SAS의 WPL에 대한 소송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기능과 그것을 작성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저작권에 의해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결이 나왔다. 라이센스를 구입했다는 것은 그 프로그램의 기초를 이루는 아이디어와 원리를 결정하기 위해 기능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판결인 것이다.
어쨌든 이제는 더 이상 누구나 마음대로 Java를 사용할 수 없고 Oracle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Java가 인터넷 서비스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상황은 S/W 개발사와 개발자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일반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Oracle 뿐만 아니라 거대 기술 기업들은 품질이라는 명목 하에 자사 제품의 파생 산출물을 과도하게 통제하려고 한다. Apple은 앱스토어를 통해 앱 등록을 통제함으로써 앱 개발사들의 목줄을 틀어쥐고 있으며, 이번 소송의 피고인 Google 또한 Android OS의 출시 시기를 조절함으로써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런 실상을 보고 있노라면 인터넷 서비스와 정보 기술 분야의 자유로움과 개방성이라는 이상이 얼마나 취약한 기초 위에 쌓아올려진 것인지 알 수 있다.
개발자들이 앞장서서 소유권이 있는(proprietary) 소프트웨어와 기술에 대해 거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업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언어와 플랫폼의 사용을 중단하고, 스스로 만들거나 완전히 개방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만들어서 오픈 소프트웨어 공동체에 공헌한다면 더욱 좋겠다. 이미 오픈 소프트웨어 공동체는 운영체계(OS)와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각종 상용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물까지 광범위한 기술 집합을 확보하고 있다. 이걸로도 시작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개발자들에게는 이걸 발전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가?
2012/05/14에 추가
판사가 오라클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법으로 정한 손해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금액은 15만 달러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라클이 2011년에 요구했던 61억 달러나 구글이 제시했던 2백8십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