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천상병
나무
천상병
천상병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썩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 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는 아니다.
천상병은 썩은 나무가 아니다.
이 시는 시인 자신에 대한 시로 읽을 수 있겠다.
살아서 유고시집을 출간한 희귀한 이력의 시인, 하늘로 돌아가서 세상에서 잠시 놀다왔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순수한 시인.
무럭무럭 자라도록 하늘이 씨앗을 뿌린 나무는 독재정권이 획책한 간첩음모사건으로 고초를 겪고도 결국 하늘에 닿았다. 그 따위 야료에 썩을 나무가 아니다.
댓글 한 개
스프링마운튼
가끔씩 들러 유용한 정보도 얻어가고 하면서 어디다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하는지 몰라서 ^^;; 늘 감사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