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It’s the economy, stupid 대신에

빌 클린턴의 대선 캐치프레이즈였던 It’s the economy, stupid 대신에 It’s the ethics, stupid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자칫 이런 주장이 계몽주의적 편협함으로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은 든다.)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건전한 사회는 자정능력인 사회 윤리(ethics)에 기반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너무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92년 미국 대선의 정치 구호가 그 후로 20년이 가까워오는 오늘날까지 한국에서 “경제를 살립시다”로 변형되어(이것은 김대중 후보의 97년 대선 구호를 빗댄 것이 아니다) 그 인기가 끝을 모르고 하늘높이 올라가고 있다.

가진 자, 못 가진 자 모두, 공통의 관심사는 오로지 ‘경제’라는 은박지로 포장된 자신의 부의 축적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마침 오늘 올라온 뉴스기사 “여성들이 원하는 신랑감 평균연봉은 4579만원“이 많은 미혼 남성들을 분노케 하였는데-이 기사가 분명 결혼정보 업체의 노이즈 마케팅의 한 가지 사례임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지만-남녀 공히 배우자의 연봉과 자산에 대한 기대치를 자신의 현실과 괴리가 있는 상당한 수준으로 높게 잡는 것으로 보아 아직 한국 사회는 물질적인 가치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차라리 좀 더 계급 분화가 이뤄져서 계급 간 유리벽이 굳어지고 나면, 우리는 돈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까? 경제 문제는 아예 포기하고 욕심없이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될까? 아무래도 한국 사회는 그렇게도 동경하는 미국을 닮아가고 있으니 조만간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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