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기술(technology)

며칠 전 회사에서 24인치 모니터를 기존 17인치 모니터 하나와 교체 지급해 주어, 지금은 24인치 + 17인치를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 노트북까지 Synergy로 연결해서 쓰다보니 디스플레이의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보려면 목을 돌려야 한다.

심하진 않지만 목이 살살 아프다. 그러다보니 굉장히 사무 환경이 불편하다. 더구나 자리를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낯설기까지 하다. 편한 개발 환경을 위해 받은 모니터가 이런 결과를 초래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곧 익숙해지겠지 생각하며 참고 있다.

회사에서 스마트폰 구입비를 25만원씩 지원해준다고 한다. 특정 제품으로 한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 상으로 봐서는 다음이나 하이텔처럼 아이폰 출시에 맞춘 이벤트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나도 다른 폰은 생각이 안 나니, 아무래도 아이폰 사라고 지원해주는 셈이 되겠다.

그런데 회사 일이 바쁘고, 내 신경이 온통 회사 일에 쏠려있다보니,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팟 터치도 제대로 활용을 못 하고 있다. PDA를 참으로 오래 써왔는데 지금이 활용도 측면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아이폰 산다고 해서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지도 않고, 그 비싼 요금제나 단말기 할부 가격이 참으로 부담스럽다. 하지만 계속 아이폰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 간다.

물론 직원들을 배려해주는 회사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지만, 그와는 별개로 과연 기술이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인가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딱 들어맞는 비유는 아니겠지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생각난다. 사람에 기술을 맞추는 것인지 기술에 사람을 맞추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기술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사람이 적응해야 할 게 조금은 생기는데,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기술은 아예 수용조차 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사용자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배려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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