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루저녀

그 이슈에 대한 열기가 한 풀 가라앉은 것 같으니 이제는 이야기해도 좋을 듯 하다.

루저녀는 그냥 자본주의적 욕망을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혹자는 포르노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키는 딱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단순 지표일 뿐이고, 그 뒤에 은근한 후광을 발산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가치 기준이 문제다.

루저녀에 대한 비아냥 중에는 ‘이건희도 루저냐?’라는 류가 많았는데, 이런 비아냥에 담겨져 있는 속뜻도 ‘돈 없으면 루저’라는 공식과 다름 없다.

올곧게 살아가거나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은 어디에도 없다. 이번 루저녀 사건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우리 사회는 모두 ‘돈’을 이야기하지 그 외의 가치 기준을 모범 사례로 말하지 않는다. 그저 하나의 미담일 뿐이다.

루저녀를 욕하는 이들도 루저녀와 다를 바 없다. 자본주의적 가치 실현에 충실히 매진하고 있는 나 자신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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