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금지 – 오모차 키드, 장고 아저씨
어제 모처럼 일찍 귀가하여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TV를 보는데 '와 e-멋진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오모차 키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다음은 구글링해서 찾아낸 내용이다.(검색 엔진의 결과가 아니면 온라인에서 고정된 페이지로 제공되지 않음)
고구마로 유명한 일본 최남단의 도시, 카고시마. 이곳 카고시마 어린이들에게 또 하나의 명물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모차 키드”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영웅이 있었다. 그러나 정의의 이름으로 악당을 멋지게 해치우던 영웅에 대한 기억은 나이가 들고, 생활에 지쳐가면서 서서히 사라지기 마련인데… 이 기억의 끈을 놓지 않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과 꿈을 공유하는 어른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오모차 키드”다. 오모차 키드는 “장난감 아이”라는 뜻을 가진 일종의 캐릭터 쇼다. 평상시엔 자동차 엔지니어, 청소부, 복사기 수리기사 등 이 시대의 평범한 어른들의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주말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어린이의 영웅으로 변신, 아이들 앞에서 악당과의 대결을 재연한다. 또한 망가지거나 버려진 장난감들을 수거해 정성껏 고쳐서 고아원, 보육원 등에 기증할 뿐만 아니라 직접 어린이들을 위한 TV드라마까지 제작할 정도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특별한데…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들과 꿈을 나누는 어른들, 오모차 키드! 그 꿈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고아원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매일 저녁 모여 연습하고 장난감을 수리하는 오모차 키드 멤버들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게 일본의 저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겨우 인구는 두 배밖에 많지 않은데 사회적인 인프라나 문화적인 성숙도에서 왜 이리 차이가 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단순히 '오타쿠'라는 표현으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
아마 세계에서 일본인들을 가장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 한국사람들이 그럴 텐데, (한국인에게도 정말 뛰어난 능력과 끈기가 있지만) 일본인의 특성을 우습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저런 점은 본받고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도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 오늘 점심 먹다가 식당에서 TV를 보는데 이번에는 한국판 오모차 키드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바로 '장고 아저씨'이다. 홈페이지(http://www.janggo.co.kr)도 있다. 어린이를 위한 손인형극을 무려 16년간이나 해 온 김영식씨가 바로 '장고 아저씨'이다. (관련 기사 http://www.donga.com/docs/magazine/news_plus/news202/np202ll020.html)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인데도 그 오랜 기간을 꾸준히 아이들을 위해 바친 대단한 사람이 한국에도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장고 아저씨가 오모차 키드보다 더 대단한 건, 오모차 키드 멤버들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더 궁핍한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 오모차 키드는 4,5명이 함께 하는데 비해서 장고 아저씨는 혼자서 그 오랜 기간을 꾸준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전업으로 손인형극을 하지만 그래도 고아원과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공연은 무료로 한다고 하니 그 착한 마음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일본인의 특성이니 미덕이니 하며 우리 민족성을 운운한 게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한국 사람 중에도 본받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그걸 알지 못했을 뿐… 민족적인 특성의 차이보다 개인적인 특성의 차이가 더 큰 것을 내가 간과한 셈이다. 내 짧은 편견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댓글 한 개
농우
옳은 말씀입니다.저렇게 조명받지 않아도 주변에 그런분들 많지요. 작은 일들이라 지나쳐 버리니 잊혀지지만…참 나도 그렇게좀 해봐야는데 게을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