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문학

총, 균, 쇠

제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의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는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놀라운 책이었다.

이 책은 생리학자이면서 문화인류학자인 이 책은 생리학자이면서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유라시아 문명이 세계로 전파되어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만들고 선도적인 문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Guns, Germs, and Steel

책의 내용은 유라시아 문명이 여러 대륙을 지배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있다. 물론 이렇게 한 줄로 요약하면 마치 우생학적으로 유라시아 인종이 우월하기 때문에 세계 대부분을 지배하게 된 것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실제 책의 내용은 정반대이다. 우월한 유전자나 지능을 가져서가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생지가 인간이 농작물과 가축을 키우기 유리한 곳이었고, 그 가까이에서 농사 기술을 전파받았던 유럽에서는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문명이 꽃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만드는 데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문명 진화론은 생물학의 진화론처럼 “적자생존”의 패러다임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던 일부 인간 사회가 자연에 의해 선택(“자연선택”)된 것이 아닌가 싶다.

소설도 아닌데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내용은 하나도 허술한 곳이 없다. 한 사람이 이런 연구 결과를 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인가? 책의 내용도 놀라웠지만 내 충격의 대부분은 저자를 향한 것이었다. 정말 장대한 역작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제 3의 침팬지”와 “섹스의 진화”라는 걸출한 저작도 있다는 점이다. 이 책들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