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사랑이여 안녕

일요일에 결혼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한 선배와 이번 일요일에 결혼한다는 선배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두 사람 모두 내가 알고 있던 여자친구가 아닌 새로운 사람과 결혼한다고 한다. 결혼 적령기가 되니 연애의 상대와 결혼의 상대를 가려서 만나게 되는 것일까?

요즘은 연애 시작하고 1달이면 갈 데까지 다 가본다는데 그런 사실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사람을 사귀는 것을 결심하게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아졌다는 느낌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보통 1개월에서 3개월 정도는 지나야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거나 백일이 되면 싸구려 커플반지를 맞추는게 정규코스였는데 초스피드로 세상이 바뀌는 마당에 3개월이면 결혼을 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얼마 전 내 대학동기는 만난 지 3개월만에 결혼했다!)

미적미적거리고 적절한 시기를 맞추기 위해 고민했던 내 경험에 비추어 세상을 재단하려는 것은 아니다. 난 연애도 미적거리다가 깨진 경험이 여러 번 있었고 결혼도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바라는 결혼 시기가 잘 맞지 않아서 몹시 삐걱댄 적이 있다. 그러나 인간 관계의 절반은 상대를 기다려줌으로써 배려하는 것이 절반이라서 내 시간을 할애해가며 기다린 만큼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내가 공들이지 않으면 소중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는 아주 단순한 법칙이 여기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아주 가끔은 시간을 되돌려 인생의 황금기였던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예전보다 2배쯤은 연애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공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연애'라는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면 연애기술은 떨어졌을지라도 자신의 재능을 계발하여 매력있는 사람으로 가꾸고 상대를 소중하게 여기고 진심으로 대하려고 했던 그런 마음을 가졌던 순수했던 나를 다시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나쁜 선택을 하고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댓글 한 개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