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장비(카메라, 스캐너, 프린터)

희귀한 Contax G 악세사리 구입기

지난 가을에 Contax G2 기본셋을 구했다.
G2 바디 + B28 + P45 + S90 + TLA140

그런데 G2 바디 캡과 B28의 뒷캡이 없었다. 렌즈가 바디에 마운트된 채로 넘겨받았다. 바디 캡이야 없어도 그만이지만, B28의 경우에는 렌즈 유리알이 뒷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 뒷캡 없이 보관하기가 상당히 곤란했다.

Biogon 28mm/F2.8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게 ‘수원 밑의 오산’이었다. 아무리 검색해봐도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 딱 한 군데 발견했는데, 미국 내로만 발송한다고 해서 그깟 뒷캡을 40달러에 구입해서 배송대행까지 하기에는 좀 부담이 컸다. 총 가격이 최소 60달러는 될 터이니.

두번째로 발견한 곳은 일본 야후 옥션이었는데, 깜빡 잊고 있는 사이에 경매 종료 되었다. 그 이후로 어느 곳에서도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다. 몇 달 동안 eBay를 주시하고 있는 도중에 1개가 경매로 올라왔다. 1주일을 기다렸다가 종료 1시간 전에, 최대 입찰 금액을 아주 넉넉하게 적어넣었더니 낙찰되었다. 배송료까지 합쳐 43달러 치렀다.

이렇게 생겼다. 일반적인 렌즈 뒷캡보다 더 넉넉한 수납 공간을 가졌기 때문에 다른 뒷캡을 개조해서 만들기도 어렵게 생겼다. 굳이 하려든다면 G45용 뒷캡 2개를 접착제로 이어붙인 다음에 뚫어서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다.

GK-R2

일본 교세라사가 Contax 브랜드 카메라의 생산을 중단한 이후로, Contax 카메라 악세사리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극심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거의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말이다. Contax 악세사리라면 일단 사재기해놓는 일부 몰지각한 사용자들의 행태도 문제지만, 워낙 소수 매니아들만 쓰던 브랜드라서 생산량 자체가 적어 재고 수량도 뻔한 게 원인이다.

이 카메라와 렌즈로 찍은 사진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지만, 고장이라도 나거나 악세사리를 잃어버리거나 하면 참으로 곤란할 지경이다. 학창 시절에 기계공학과 실습수업을 수강할 걸 그랬다. 필요하면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가공해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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