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아지면…
일의 가짓 수가 한꺼번에 늘어나게 되면 우선순위에 따라 줄 세우기(scheduling)를 즐기는 편이다.
지금도 워드프레스에 쓰다 멈춘 비공개글(draft)가 몇 개 있다. 몇 편 쓰다가 스스로 재미없다고 느껴 중단한 유럽 여행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꺼번에 여러 일을 벌여놓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게 일이든 놀이이든 상관없다. 일단 ‘꺼리’를 많이 확보해놓고 천천히 생각해보는 거다. 특정 기간 내에 읽고 있는 책도 여러가지이고, TV를 봐도 채널을 계속 돌려가며 2개 이상의 프로를 본다. 조금씩 보다 만 영화 파일도 몇 개 된다.
이렇게 말하면 동시에 여러 가지를 잘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두 가지 일을 할 경우, 조금씩 첫번째 일, 두번째 일을 왔다갔다 하며 손대다보면,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결코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잘 처리한다기보다는 그저 일단 늘어놓고 천천히 정리하는 것을 즐기는 것 뿐인 셈이다.
뭔가 이루어내는 사람은 하나에 집중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던데 내가 뭔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