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가요무대

어제 저녁에 잠시 TV를 보면서 습관대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KBS에서 가요무대가 나오고 있었다.

평상시라면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다음 채널로 넘어갔을 텐데, 마침 내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가요무대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4~5곡 중에서 내가 아는 노래가 절반을 넘어가는 것이었다. 물론 작은 수의 표본을 가지고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무리이지만 어차피 가요무대가 15곡 내외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표본의 비율이 작은 것도 아닌 셈이다.

그래서 내친 김에 인터넷으로 KBS 가요무대 미리보기 게시판을 확인해봤는데 총 16곡(링크) 중에서 내가 아는 노래가 5곡이었다. 안심! 하하하

하지만 내 노파심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해서, 다음 질문을 던지고야 말았다. 과연 SBS 인기가요류의 프로그램을 보면 내가 1/3 이상의 최신곡(링크)을 알고 있을 것인가? 이건 더 어렵겠다는 생각이 덜컥 든다. 당연히 최신곡이라는 것들을 알 리가 없다. T_T

10대에는 최신 유행을 모르면 왕따지만, 30대에는 최신 유행을 따라가려고 애쓰면 안쓰럽다. 어차피 생활에 치이고 먹고 사는 일이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궁상맞은 변명을 늘어놓고서야 다시 안심하게 되니, 나는 분명히 30대 중늙은이*인가보다.

* 중늙은이: 젊지도 아니하고 아주 늙지도 아니한, 조금 늙은 사람 (국립국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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