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근감과 아웃포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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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감과 아웃포커싱은 어떤 경우에는 상반되는 효과를 뜻하는데도 불구하고 입체감이라는 표현과 맞물리면서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각각의 개념을 정리해본다.
원근감이라는 개념은 회화 기법에서 나온 것으로 서양에서는 가까운 물체는 크게, 먼 물체는 작게 그리는 투시화법, 가까운 물체가 먼 물체를 가려주는 방법, 높이 있는 물체를 작게 그리는 상하원근법, 그리고 가까운 물체는 채도가 높고, 먼 물체는 뿌옇게 그리는 색채원근법, 비슷하게 가까운 물체는 컨트래스트가 높게 먼 물체는 낮게 해주는 명암원근법 등이 있다.
카메라 렌즈도 잘 설계된 거라면 이런 묘사력을 충실히 재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광학적인 설계도 중요할 뿐더러 코팅도 잘 되어 있어야 위에서 말한 원근법이 잘 표현된다.
아웃포커싱 효과는 분명히 1) 피사체까지의 거리보다 배경까지의 거리가 멀 때, 2) 조리개 수치를 개방할수록 3) 초점거리는 망원쪽일수록 효과가 커진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표준렌즈보다는 망원렌즈가 아무래도 유리하고, 같은 망원에서도 초점거리가 길수록 그련 효과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비교하는 경우에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아웃포커싱을 수치적으로 계산하면 망원렌즈가 더 큰 효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으나 원근감을 느낄 때는 앞에서 언급한 회화적 원근감의 조건때문에 먼거리까지 보이는 광각에서도 원근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나 광곽은 대체적으로 왜곡이 나타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고 소실점이 나타나는 것을 보기도 쉽고, 앞쪽에 위치한 주 피사체를 끌어당겨서 더 크게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망원보다 원근감 표현에 있어서 유리하다.
망원은 좁은 심도 범위의 피사체만 보이기 때문에 원근감이 사라져버리고 (흔히 압축된다고 하는데 이런 표현은 더 헷갈리니 여기서는 피하도록 한다.) 피사체를 당겨서 앞쪽으로 끌어오게 되어 마치 표준렌즈로 가까있는 물체를 찍은 듯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원근감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