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비밀 생활(The Secret Life of Bees)
2008년 작 영화 벌들의 비밀 생활(The Secret Life of Bees)은 한 소녀의 성장과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아울러 담아낸 작품이다.
화려한 캐스팅이나 감동적인 줄거리는 직접 영화를 볼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영화 리뷰 사이트에 많이 올라와 있으니 접어두겠다.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왜 영화의 제목이 벌에 관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났다. 단순히 양봉업을 하는 배경이 나와서? 그건 아닌 것 같고… 벌들은 혼자서 살 수가 없는 생물이다. 집단 생활을 통해서만 생존을 위한 먹이를 구하고 집을 짓고 포식자를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모여 살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보트라이트 집안의 모습이 꿀벌들의 은밀하지만 부지런하고 생명력 넘치는 모습과 같기 때문이 아닐까.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독립하려는 주인공 소녀와 실질적인 인권 보장을 받지 못하던 60년 대를 살아가는 흑인 자매들이 따로 따로는 매우 연약한 존재지만, 함께 모여서 서로를 지켜주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진한 감동으로 벅차오른다.
영화는 참 매끈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잘 만들었다. 제작비가 많이 든 만큼 웰-메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출연한 일류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자연스럽다.
한 가지 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블랙 마돈나라는 영화적 장치가 너무 종교적으로 해석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