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뉴튼 존
부끄럽지만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중고등학교 시절에, 당시 유행하던 팝송책 표지에 나온 한 금발미녀의 사진에 시선이 고정된 적이 있다. 그저 시선이 가는 정도가 아니라 살짝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그건 바로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John)이었는데, 이 분이 48년에 태어나셨으니 사실 그 커버 사진은 굉장히 오래된 것이었을 거다. 어쨌든 젊은 시절의 올리비아 뉴튼 존은 굉장히 예뻤고, 금발 미녀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던 나도 엄청난 끌림을 느낄 정도였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대학 시절에 올드팝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다시 올리비아 뉴튼 존의 노래를 많이 듣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녀의 목소리 또한 그 아름다움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다.
요즘 YouTube를 통해 예전의 뮤직비디오를 쉽게 볼 수 있는데, MTV가 출현한 게 81년이니 그녀가 70년대부터 활동한 것을 생각해보면 그녀도 Physical이 히트했던 시기부터 MTV 덕을 좀 본 게 아닌가 싶다. 사실 81년 작 Physical의 뮤직비디오도 MTV에서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올리비아 뉴튼 존은 컨츄리 음악으로 시작해서 팝을 거쳐 소프트 락/디스코로 옮겨간 성공적인 뮤지션이다. 영국에서 태어나고 호주에서 자란 것과는 달리 활동 초기에는 미국적인 컨츄리 색채가 강했는데 대표적인 음악이 71년 데뷔앨범에 들어 있는 ‘Banks of the Ohio(오하이오의 강둑)’이다. 이 노래는 조영남이 ‘내 고향 충청도’라는 이름으로 번안해서 부르기도 했다. (사실 이 노래는 애인을 죽였다는 섬뜩한 가사 내용을 담고 있다.)
70년 대 말에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와 영화 Grease를 찍으면서 섹시 팝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Totally Hot같은 섹시 어필하는 곡을 발표하게 된다. 그러다가 80년에 영화 Xanadu에 출연하고 ELO와 음반 작업을 같이 하게 되면서 영화와 음반 모두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다음 해, 앞서 언급했던 Physical을 발표하면서 섹시 이미지를 굳히게 되었다.
결혼 후, 활동이 뜸했으나 환경 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꾸준히 소식을 전했다. 92년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극복해내고 90년대 말까지 꾸준히 컨츄리 음악 활동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Xanadu인데, ELO의 전자 음향 효과와 올리비아 뉴튼 존의 목소리는 절정의 조화를 이룬다. 팝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유명한 곡이지만, 혹시라도 못 들어본 사람이라면 꼭 시간내어 들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