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기기 사용에 대한 단상
거실에 있는 미니 PC를 사용하기 위해 유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지저분하게 꺼내놓은 게 마음에 안 들어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서 데스크탑과 미니 PC에서 공유하기로 하고 여러 제품들을 조사해봤다.
기계식이면서 텐키리스에 무선에 멀티 페어링이 되는 키보드를 찾다보니 결국 다시 필코 마제스터치 컨버터블 2로 구입했다. 필코 키보드만 벌써 4개째 샀다. 이번 구매로 3개를 보유하게 되었는데 104키는 손목이 아파서 못 쓰겠고 텐키리스만 사용하려고 한다.
무선 키보드라고 해도 블루투스 동글이 포함되지 않는 키보드라서 블루투스 동글을 별도 구매해야 한다. 블루투스 동글도 OS 호환성 문제가 많은 편이어서 브로드컴 칩셋으로 만든 제품을 구입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마우스는 비교적 저렴한 로지텍 M720으로 구매했다. 유명 제조사의 멀티페어링 마우스 중에서는 거의 최저가인 제품이다. 2년 정도 지나면 분명히 스위치가 고장나서 로지텍의 고질병인 더블클릭 증상이 나타날텐데 그때는 납땜을 해서라도 자가 수리를 해볼 계획이다. 그래서 아예 정품이 아닌 리퍼비시 상품으로 구매했다.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를 장만하는 게 아직까지는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구입 요령이 필요하다. 특히 2.4GHz 무선으로 사면 무선공유기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으니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장치가 좋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을 경우, 멀티 페어링 기능이 있는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선 장치의 편의성이 희석되고 블루투스 동글을 여기저기 꽂았다 뺐다하는 불편함이 남게 된다. (USB 커넥터는 왜 이리 뻑뻑한지)
결과적으로 책상 위 지저분한 USB 케이블들이 몇 가닥 줄어들긴 했는데 아직까지 완전한 무선 환경을 구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회사 사람들하고 이야기해보면 오히려 알만한 사람이 왜 무선 장치를 사냐는 식의 반응들 뿐이다. 가성비나 반응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유선 장치가 훨씬 좋은 건 확실하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모바일 단말기와 연결되는 무선 장치가 많이 보급되긴 했지만 여전히 블루투스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약간의 고통이 따른다. 아무래도 난잡한 블루투스 프로파일 규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정 내 장치 연결을 위한 무선 통신 기술은 블루투스로 충분하지만, 장치를 연결하고 OS나 애플리케이션에서 다루려면 프로파일 구현이 호환성 높게 되어야 하는데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으나 지금도 여전히 미묘한 트러블들과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