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터치 2세대 펌웨어 2.2.1의 심각한 결함
지난 주에 중고로 구입한 아이팟 터치 2세대는 펌웨어가 2.2.1 버전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현재 itunes에서 최신 버전을 확인해보니 3.1.1이 나와 있는데, 이건 비용을 지불해야 되어서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리퍼 기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상태를 점검해보려고 LCD와 WiFi를 끈 상태에서 mp3를 플레이시켜놨는데, 아이팟 터치가 자동 잠금 상태에 들어가거나 슬립 버튼을 이용해서 최대 절전 상태에 들어가기만 하면 음악이 버벅대다가 결국 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뭔가 잘못 설정했나 싶어서 이것저것 확인해봤는데, 해킹하지 않은 순정 상태인데다가 백그라운드로 실행되는 프로그램도 없어서 딱히 문제가 될만한 게 없었다. 배터리의 저전압 상태도 원인이 아니었고, USB 연결 여부도 상관없었다.
결국 문제점의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서, 주위에서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버전 3.1.1 펌웨어로 업그레이드를 했더니 이 문제점이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검색을 좀 해보니 2세대는 최대 절전 상태에서 CPU 클럭을 낮추기 때문에 무손실 압축 음원 파일을 재생할 때 끊기는 문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버전 3.0 펌웨어가 처음 나오고 나서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것 같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2.x 버전 펌웨어에 있었던 최대 절전 상태에서 음악 재생의 버그가 3.x에서 수정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버그의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소리는 안 나오는데 플레이는 계속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참 슬립 상태에 있다가 다시 켜보면 플레이 리스트에서 몇 개의 곡이 지나간 상태인 것으로 보아 mp3 파일을 읽기는 하는데 디코딩이나 재생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아마 CPU 클럭이 낮아서 발생한 것과 관련되니 디코딩은 실패했지만 플레이한 것으로 간주해서 진행은 계속 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애플은 사용자로부터 A/S에 대한 비용을 최대한 울궈 먹으려는 못된 습관이 있는데, 이런 심각한 결함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펌웨어에 대해서는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지만 사용자들이 이렇게 충성스러우니 애플의 불만족스러운 A/S 정책은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이팟 터치의 사용성에 대해서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 아이폰이 적당한 가격과 요금제로 출시된다면 기꺼이 구입할 의사가 있다. 여태까지는 공짜폰만 써왔는데, 아이폰의 만족감은 터치를 능가한다고 하니, 그 정도의 품질이라면 비용을 지불할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