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팝 뮤지션
내가 온라인 상에서 좋아하는 팝 뮤지션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었던가?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Roxette다.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음반도 Roxette 앨범이고, 가장 많이 주위 사람들한테 선물로 줬던 것도 역시 Roxette였다.
Roxette은 미국 음반 시장에서도 통했던 스웨덴 출신의 밴드이다. ABBA와 Ace of Base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고, 당연히 이지 리스닝의 ABBA와 댄스 음악의 Ace of Base 중간에서 당시에는 컨템퍼러리라고 불렸던 팝-락 스타일을 추구했다.
히트곡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많지 않았고, 국제적으로도 주로 영화 OST를 통해 널리 알려졌는데, 영화 “Pretty Woman 귀여운 여인”에 수록된 “It Must Have Been Love”와 영화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 Super Mario Bros”에 수록된 Almost Unreal이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영화를 위해 곡을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작곡되었던 곡을 OST에 사용한 것이라서 급히 만든 수준낮은 작품들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 좋아하는 곡을 꼽아보자면,
It Must Have Been Love (Tourism 앨범에 있는 버전 중 후반부 스튜디오 녹음 부분이 OST 버전과는 달리 매우 훌륭함)
Crash! Boom! Bang!
Spending My Time
Queen of Rain
이 곡들 모두 몹시 슬프다. Roxette의 The Rain이라는 곡에 나오는 “northern way”라는 표현을 따라서 “northern way she feels”이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북유럽의 쓸쓸한 정취가 우리네 한의 정서와 맥이 이어져있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순도 100%의 슬픔은 아니고, 절규하는 듯한 Marie Fredriksson의 목소리가 시원함으로 슬픔을 해소하고, 승화시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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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xettte의 앨범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앨범은 Joyride (미국) 투어 도중에 스튜디오와 라이브, 심지어는 호텔 방에서 녹음된 곡들을 모은 Tourism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 자체가 바로 Joyride 투어에 대한 훌륭한 기록물인 것이다.
보통 앨범의 완성도는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뮤지션의 인식과 표현 능력에 달려있는 편인데, Tourism같은 컴필레이션 앨범(히트곡을 모아놓은 음반)은 아무래도 같은 주제로 묶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앨범의 최대 미덕은 바로 각각의 곡마다 보컬과 연주 능력이 정점에 올라있다는 점과 Roxette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음악의 본질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또한, LA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낸녹음의 품질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앨범은 미국 시장에서는 그다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서서히 Roxette가 음반 시장에서 쇠락해가는 신호탄이 되고 말았다. 유럽에서는 차트 1위를 기록한 곳도 여럿 있었으나 미국 시장에서의 외면은 결국 이전까지의 Roxette의 위상을 되찾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다음 앨범인 Crash! Boom! Bang!도 실패한 앨범으로 받아들여져, 이후 Roxette가 사실상 미국 시장을 포기하게 되었다.
댓글 6개
무사
조영일님
감사해요. 좋은 가수 소개해주셔서..
유튜브에서 들어보니 저는 Queen of rain이 너무 아름답군요.
부른 노래들이 참 아름다운 곡이 많은데 최근에 삶에 찌들어
많이 듣지 못해서 그런지 들을 기회가 없었네요. 이런 곡들이 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지.. 여기 글 덕분에 귀하신 주인장
취향도 알게되어 참 좋네요. 다음 글도 귀 쫑긋 기대할게요.
바빠도 짬내어 오겠습니다요. 행복한 나날 되세요.
terzeron
무사님, 저도 그 곡 상당히 좋아합니다. 원글에도 추가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무사
새차 받으심 축하드립니다. 안전운전, 조심운전하세요. ㅎ
terzeron
무사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조심하고 있습니다. ^^
팜스
벌써 7년여 되었나..?
우연히 알게된 이후..가끔씩 들락대며 팝송가사가 필요하면
많은 도움을 받곤 했는데 아쉬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ㅠㅠ
Roxette의 노래 소개 감사드리구요..
terzeron
팜스님, 오래 전부터 방문해주셨던 분이셨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