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에 관하여
예수님께서 부처님의 제자였다는 사실은 너무 허무맹랑한 말이고, 예수님의 젊은 시절에 대한 기록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은 기독교 내부에서도 고민하던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근대에 이르러 유럽의 동양학자들이 중동 지방을 여행하면서 이슬람 문명을 체계적으로(문헌학적으로) 접근하게 되면서부터 이 문제는 상당히 정치적, 종교적으로 미묘하고 난처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하지.
이슬람교는 비록 7세기에 시작한 종교이긴 하지만 근대의 유럽인들이 놀랄만큼 융성한 문화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고, 서양인들의 주 종교인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 근처의 국가들이 모두 이슬람 국가일 뿐만 아니라, 아랍어와 히브리어는 같은 셈 계의 언어라서 기독교의 중요한 자료를 얼마든지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서양인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거든. 이것은 성서과 관련 사료들만으로는 메꾸기 힘든 부분들에 대한 자료를 이슬람에서 보충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가 되지.
게다가 아담 이전의 솔리만에 의한 치세에 대한 자료는 거의 이슬람 문화에서 자료를 구해서 정리한 것(1697년 프랑스의 Barthelemy d'Herbelot의 Bibliotehque orientale)이기 때문에 기독교는 역사적(비역사적?) 자료에 있어서도 이슬람으로부터 자유롭기가 힘들다고 말할 수 있지.
그러나 누가 누구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늘상 외치는 윤리규범은 중국에서 집대성된 것이고, 인권사상은 17, 18세기 유럽의 자유사상가들에게서 발흥된 것인데 그럼 우리가 그들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종교나 비슷한 구조와 가르침을 담고 있다.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몇가지 있다. 이슬람의 원리주의는 테러리즘과 동일시되고 일부다처제가 흔하고(이슬람교만큼 금욕적인 종교도 없다고 한다) 유일신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고 믿어지는 등 특정 종교에 대한 부족한 지식과 근거없는 선입견이 이슬람교를 '칼과 피의 종교'로 인식되게 하는 이유가 된다고 본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마치 내가 이슬람 신자인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종교는 지극히 개인적인 신념에 관한 것이어서 종교 지도자나 신앙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은 아무리 확신을 가지고 있어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성질의 것이겠지. 하물며 근거없고 유머에 가까운 글이라면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것이 되니까 이런 게시판에 올리기에는 부적절한 글이 아닐까 싶다.
동창들끼리 어색한 관계가 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우린 너무 오랫동안 서로를 모르고 지내왔기 때문에 그저 농담으로 던지는 말이라도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 수 있거든…
댓글 2개
껌
이런 글을 4년 전에 썼다면 테즈론 님의 현재 연세는….? (풉 – 3-)
지식…. 지식… 요즘따라 훌륭한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과는 별개로 살고 있는 저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뭔가… 내용보다 지식이랄까, 그런 면에서 더 감동해 버렸어요. 똑똑하시군요. =ㅂ=;;
Terzeron
헉… 제 나이는 올해 서른입니다. 이런 건 지식이라기보다는 그냥 관심이 있어서 자료 수집을 하다가 알게 된 것 뿐이죠. 글을 잘 쓰는 문제는 저도 늘 고민하는 것이지만 자료를 수집하는 것보다는 일관된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내고 정리해서 논증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목성츄잉껌님의 칭찬은 제게는 너무 과분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