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Legacy

Legacy라는 단어에는 원래 유산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만 있다. 아니 최소한 중립적이기라도 하다.

“somehting that happens or exists as a result of things that happened at an earlier time”

이전에 발생했던 일들의 결과로서 발생하거나 존재하는 어떤 것

“money or property that you receive from someone after they die”

누군가가 죽은 뒤에 당신이 받은 돈이나 재산

Longman 사전에서 발췌했으나 다른 사전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컴퓨터 분야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만 존재한다.

“a legacy system, piece of software etc is one that a person or organization continues to use, although more modern ones are available”

레거시 시스템, 소프트웨어 조각 등은 보다 현대적인 것을 사용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나 조직이 계속 사용하는 것

“legacy data, old information that an organization has, especially information that is stored in an old-fashioned way”

레거시 데이터, 조직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정보, 특히 낡은 방법으로 저장되어 있는 정보

직업 상, 후자에만 익숙한 나로서는 G7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를 레거시라고 표현한 기사를 보면서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컴퓨터 이외의 분야에서 레거시는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구나.

회사 업무로서의 레거시는 이제 약간의 부담 수준을 넘어서 조직과 조직원의 발목을 잡는 악마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요즘 들어서는 건강한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을 유지하려면 긴 사이클에 맞춰 레거시를 버리고 새로 개발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상위 조직의 과감한 투자도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아무리 사람 일이라는 게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지만, 거시적인 비전과 전략을 갖추지 못함으로 인해 결국 나쁜 결과가 드러나는 상황을 생생하게 목도하는 건 참으로 괴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