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먹거리에 대한 단상…

어제 구로 애경백화점에 있는 CGV에 '바람의 파이터'를 보러 갔었다. 애경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순대를 저녁 대신 먹고 영화 상영 시각까지 백화점에서 아이쇼핑하며 기다렸다.

순대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이 순대 껍데기가 곱창이라고 하니 곱창 내부가 과연 깨끗할까하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만두 파동에까지 생각이 미쳤는데 결국 언론의 무책임한 오보였다는 사실이었다는 것도 떠올라서 순대라고 (겁없이) 비위생적으로 만들기야 했을까 싶어 체념해버렸다. 그냥 다 먹었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확인할 방법도 없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우니까 아예 눈감고 먹는 게 낫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식료품의 위생 문제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런지 언론이 한 번 살짝 분위기만 잡아도 그 진위 여부는 어디론가 묻혀버리고 '믿을 놈 하나도 없다'라든가 '음식가지고 장난치면 죽여야돼'라는 식으로 즉자적인 반응을 보일 뿐이다. 정부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국민들은 얼마나 합리적인 구매태도를 보였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조류독감 파동 때에는 국민들이 하도 닭을 소비하지 않아서 양계산업이 휘청거렸고 결국 그 후유증으로 추석을 앞두고 닭이나 계란의 공급이 엄청나게 딸린다고 한다. 만두파동의 여파는 죄없는 만두업체 사장을 죽음으로 몰고 갔으며 많은 만두업체가 도산했다. 방송과 언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엠바고를 무시한 방송과 언론에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정부와 국민도 그 책임을 벗을 수 없다.

국민 스스로가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결국 언론에 놀아나게 되고 그로 인해 가장 큰 힘인 국민의 여론이 가져올 파괴와 재앙의 결과는 너무나도 무섭다. 꼭 먹거리 위생 문제 뿐일까? 정치는 그러하지 않을까? 주권이 국민에게 있으되 진정으로 국민의 것이려면 비등(沸騰)하는 여론이 아니라 항상 눈뜨고 감시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처음에는 정치 이야기 아니라 영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전혀 엉뚱한 글을 쓰게 되었다. -_-;;)

댓글 4개

  • 바름하비

    저도 요즘 먹거리문제를 많이 생각합니다. 한국음식 한국재료는 없고.. 모두 중국산 칠레산 등 수입산이 많이 있네요. 1000원짜리 김밥집의 김치도 그렇고 김밥을 만드는 당근이며 단무지며.. 시장에 가봐도 아주 떨이하는 배추와 무는 중국산이고. 생선이며 나물이며.. 보리밥에 청국장이 가장 무난해보이긴 합니다만. 청국장도 곧 중국에서 들여온다는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물론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것은 아닐것이지만. 제 마음속에는 우리땅에서 난 농수산물이 내몸에 맞다고 확신하기 때문이지요. 길었네요.

  • Terzeron

    꼭 중국산이 나쁘다고 보긴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중국산 농산물을 믿고 먹기에는 너무 더럽더군요. 특히 중국산 한약재의 경우에는 식약청에서 검사하지 않는 농약이 잔류된 양도 상당하고 상품이 절반, 이물질이 절반이라 당췌 어떤 한약재도 못 먹을 상황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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