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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A 50mm/F1.4 렌즈 분해-조립기

관련 글: Testors님의 Pentax A 50mm/F1.4 렌즈 분해기

경통에 유격이 있는 기분이 들어서 찜찜하길래 한 번 분해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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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가 몹시 고생했습니다. -_-;;

일단 분해는 쉽습니다. AF 렌즈가 아니다보니 그냥 분해하면 렌즈를 둘러싼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분해됩니다. 렌즈는 분해하면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그냥 뒀죠.

경통의 유격(?)은 렌즈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더군요. 특정 제품의 불량이라기보다는 펜탁스 렌즈가 그냥 그런 거였습니다. 아마 콘탁스 렌즈를 봐와서 만듬새가 훌륭한 펜탁스 렌즈에조차 까다로워졌나 봅니다. 사실 어느 AF 렌즈든 MF 렌즈만큼 단단하진 않으니 펜탁스 렌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는 것은 어쩌면 복에 겨운 과욕인지도 모르죠. (솔직히 말하면 펜탁스 렌즈는 상당히 견고하게 만들어진 편입니다.)

1차 시도
경통과 렌즈부가 맞닿는 헬리코이드가 한 번 빠지니까 아귀가 안 맞아서 잘 안끼워지더군요. 가까스로 끼웠습니다. (헬리코이드란 나선체를 뜻합니다. 피사체 거리에 따라 렌즈가 앞으로 나왔다 뒤로 들어갔다 하려면 나사선을 따라 미끄러져야 하니까 렌즈부와 경통은 나사선이 맞물리게 되어 있습니다.)

2차 시도
A모드(조리개 자동 모드)를 알려주는 핀이 튀어나오도록 하는 스프링 장치를 어떻게 조립하는지 몰라서 엄청 헤매다가 trial & error로 결국 성공했습니다. 이거 안 되면 그냥 M 렌즈랑 다를 바 없거든요.

3차 시도
다 조립하고 나니 이제는 거리계가 안 맞아서 45cm부터 3m까지밖에 안 움직이더군요. 허걱…

여기까지가 지난 주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수요일 밤…

4차 시도
다시 분해하고 3차 시도에서 문제가 되었던 거리계 범위가 맞도록 고정핀을 맞췄습니다. 이제 거리계가 45cm에서 무한대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안 됩니다. 고정핀의 문제가 아닌가 봅니다.

5차 시도
다시 지난 주에 분해했던 데까지 다 분해해서 1차 시도에서 했던 짓부터 다시 반복했습니다. 경통과 렌즈부의 헬리코이드를 잘 맞춰야 3차 시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더군요.

결국 다 조립하고 45cm와 무한대에서 초점이 맞는 걸 확인했습니다.

MF 렌즈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군요. 괜한 짓거리를 벌였다가 아주 머리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AF 렌즈(특히 USM렌즈)는 절대로 초보가 열면 안 되는데, MF 렌즈는 거리계가 뒤틀리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핵심 렌즈군을 감싸고 있는 내부 경통은 분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헬리코이드 부분만 뺐다꼈다 할 수 있어서 안전한 편입니다. 한 번 쯤은 해볼만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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