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간이랍시고 집에 와서 밤늦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웹서핑이나 다운로드받은 영화 감상(이라기보다는 훑어보기)이 전부다. 책은 주로 지하철에서 PDA로 읽는다.
나이가 드니 회사와 집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나를 위한 시간은 정말 몸을 축내가면서 쪼개써야 한다. 그래봤자 할 수 있는 거라곤 기껏해야 웹서핑이지만. 웹서핑하는 사이트도 점점 줄어든다.
평생 숙원사업인 라틴어 공부도 해보고 싶고 돈 벌 궁리도 하고 예전처럼 시도 읽어보고 싶지만…
내 존재 가치가 점점 줄어들어 나중에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 나만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운 상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이를 더 먹으면 돈도 좀 있고 시간도 좀 있는 상태가 된다고 하던데 난 아직 그런 연배에 이르진 못한 거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기한테 시달리고 있는 아내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도 집에서조차 어떤 순간순간에는 찬밥이다. 아기가 기분 좋을 때는 내가 놀아줄 수 있지만, 기분 나빠지면 엄마만 찾기 때문에 결국 나는 버려진 장난감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