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Death and Life
Gustav Klimt

지난 수요일, 고등학교 친구의 모친상을 거드느라 경기도 광주에 다녀왔다.

친구 어머니께서는 교회 신자이셨기 때문에 교회식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기도와 찬송이 반복되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나는 예배에 끼지도 못하고 그 자리를 뜰 수도 없어서 꼼짝하지 못한 채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병을 앓다가 사망한다면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겠지만, 급작스러운 질환이나 사고로 죽게 된다면 삶과 죽음은 찰나에 서로의 자리를 바꾸게 되는 셈이니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위 가족들까지 그 허망함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누구도 내일 살아 있을 것을 장담할 수 없는데 인간은 왜 이리 교만한가? 어째서 시간을 낭비하는가? 왜 천년만년 살 것처럼 욕심을 내는가? 이런 아둔함은 삶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다. 삶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살 되, 오늘 한 일을 내일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늘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타인의 죽음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생명이 유한하며 인간의 아집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깨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