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 좋은 말 – 키냐르

제3장

스스로 자신의 제삼자가 되는 일은 언어의 구조에 속하는 것이다.

사상가와 마찬가지로 작가는 자신들 내부의 진짜 화자(話者)가 누구인지를 안다. 진짜 화자는 표현 방식이다.

내가 하는 일이란 힘겹고pesant, 생각으로 하고pensant, 몸을 굽히고penchant, 언어 자체는 생각하지 않고de'pensant, 언어로 하는 작업이다.

위 글은 파스칼 키냐르의 “떠도는 그림자들”의 제 3장이다. 아주 간결하고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하기에 마음에 드는 글이라서 옮겨본다.

무릇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남에게 보여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글쓰기의 소재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읽어야 할 것이며 상대가 공감할 수 있는 표현를 고르는 데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키냐르는 상대가 공감할 수 있는 말, 뻗어나갈 수 있는 말을 '울림이 좋은' 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떤 단어가 비슷한 형태의 다른 말로 변형되면서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게 하며, 독자로 하여금 단어 하나가 가지는 사전적인 의미가 아닌 글 속에 함축적으로 녹아있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암시하는 게 그의 의도이다. 이런 방식으로 작가와 독자는 공감할 수 있게 되고 그 순간 '울림이 좋은' 말이 완성된다. 그 실례로 내가 인용한 제3장의 마지막 문장이 훌륭한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