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의 윤리의식

블로그에서 자신의 직장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자신의 직장의 경영자에게 자기가 회사에 대한 일을 블로그에 남겼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직장에 대해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일 경우가 많다. 문제없는 조직은 없을 것이고, 경영자가 아닌 바에야 직원은 조직 내에서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점들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러니 부정적인 내용을 쓸 수 밖에. 회사에 대한 험담, 업무 시간에 블로깅하는 것, 업무 상 기밀사항 누출, 이런 것들은 고용 안정성을 해칠 수 밖에 없다. 내가 블로깅하는 것을 회사가 모르도록 하라!

회사 업무에 관한 내용을 시시콜콜하게 블로그에 적는 것은 어떨까?

특히나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련된 일이라면 분명히 블로고스피어 상에서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윤리적으로 미묘한 문제가 된다. 바로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광고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홈페이지에 팝업 광고나 배너 광고를 다는 판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발 과정을 밝히는 것쯤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파급효과가 큰 발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상에 공개된 기업의 백서(白書)보다 얼리어답터의 테크리뷰를 더 선호하고, 더 나아가 흠을 적당히 눈감아주는 테크리뷰보다 일반 구매자들의 생생한 구매후기를 더 선호하는 요즘의 분위기를 고려해보자. 특정 기업의 종업원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글을 올렸을 때, 그 글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은데다가 상업적인 의도를-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포함하고 있으므로, 이 블로거는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기업의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을 일부 담당하게 된다. 마땅히 어느 정도의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이 속한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도, 부정적인 발언도 환영받지 못한다. 블로그에는 직장에 관한 것은 올리지 않는 게 좋겠다.

* 2007/01/08에 추가
몇 가지 더 생각난 게 있어서 첨언해 본다.

공공연히 기업 블로깅의 한 파트를 맡아서 수행하는 게 아니라면 되도록 기업과 그 상품에 관한 것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자칫하면 구독자들로부터 오해를 사기 쉽다. 어디서든 알바 노릇을 오래 하게 되면 결국에는 들통나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호불호가 쉽게 변하는 편이라서 주관적인 평가만으로 특정 IT 상품에 대해 언급했다가 나중에 생각이 바뀐 적이 많은데다가, IT 바닥이 워낙 좁다보니 오늘 내가 힐난했던 회사가 내일 내가 다니는 직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게 느껴진다.